수목의 이식 과정과 뿌리돌림, 수목 이식 경험

수목의 이식은 정원 관리나 조경에서 중요한 작업 중 하나입니다. 공사 현장에 작업이 필요한 곳에 수목이 있다면 이를 이식하여야 하는데요. 실제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수목을 이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목의 이식 과정과 이식 전 후에 필요한 뿌리돌림, 그리고 수목을 이식한 경험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수목의 이식

수목의 이식 공사는 굴취, 운반, 식재, 식재 후 조치로 이어집니다. 수목의 이식은 흐리고 바람이 없는 날의 아침이나 저녁에 실시합니다. 식재는 수목이 반입된 당일 식재하는 것이 원칙이며 야간에 반입되어 임시식재가 어려울 경우 거적덮기, 짚덮기 등의 보호시설이 필요하고 적당한 양의 물주기를 시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목의 반입 일시나 수종, 규격에따른 물량을 수시로 파악하여 조정해야 합니다.

수목 소운반시 뿌리분의 파괴, 잔뿌리의 절단, 지엽과 수피의 손상 등에 주의해야 합니다. 식재를 하기 전에는 식재 장소의 토양과 배수 등을 미리 파악하여 객토, 시비, 위치 변경 등을 고려합니다. 그리고 뿌리분의 상태가 불량한 것은 식재 전에 오래된 뿌리를 절단해두며, 식재 전이나 직후에는 지상부와 지하부의 균형 유지를 위하여 정지 및 전정을 함으로써 수분의 증산을 억제하고 뿌리의 부담을 줄입니다. 또한 식재 구덩이에는 살균제와 살충제로 소독하여 활착률을 제고합니다. 보온 및 보습과 부패방지를 위해서는 활착보조재를 식재 구덩이에 넣거나 뿌리 부분에 접착시켜 활착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목은 깊게 심는 것보다 얕게 심는 것이 유리합니다. 육지의 지반과 방향을 맞추어 앉힌 후 2분의 1 정도 만큼을 흙으로 메우고 조정합니다. 이후 다시 3분의 4까지 흙을 메우고 물조임을 한 다음 흙을 덮어 잘 밟아줍니다. 뿌리분 주위에 복토 후 높이 10cm 정도의 물받이를 설치해야 하며 식재 후에는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는 방지용 지주목을 설치합니다.

수목의 이식 시 주의사항

뿌리돌림의 목적

수목의 이식 전과 후에 원활한 활착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 바로 뿌리돌림입니다. 이식력이 약한 나무를 대상으로 굴취 전에 미리 새로운 잔뿌리의 발생을 촉진시키고 분토 안의 잔뿌리 신생과 신장을 도모하여 이식 후의 활착을 돕고자 하는 사전 조치입니다. 대체로 부적기에 이식을 할 때나 건전한 수목을 육성하고 개화 결실을 촉진할 때 실시하는데요. 세근이 발달하지 않아 활착이 어려운 야생의 수목, 노목, 대목, 거목, 쇠약한 수목, 귀중한 나무, 이식 경험이 적은 외래수종의 이식에 적용하기도 합니다.

뿌리돌림의 시기

뿌리돌림은 수목을 이식하기 6개월에서 3년 전에 실시합니다. 보통 3월~7월에 실시하며 9월에도 가능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해토 직후부터 4월 상순까지 정도입니다. 봄의 뿌리돌림은 기온이 상승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토양 미생물이 뿌리 절단 부위에 침입하여 부패가 우려됩니다. 반면 가을의 뿌리돌림은 겨울을 지내는 동안 낮은 온도로 여러 부패균이 절단 부위에 침입이 어렵게 됩니다. 그렇기에 무난히 캘러스가 형성되어 상처가 잘 아물 수 있어 봄이 되면 바로 잔뿌리를 형성하며 활착합니다.

뿌리돌림 분의 크기

뿌리돌림 분의 크기는 이식할 때의 뿌리분의 크기보다 작게 만들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분의 크기는 근원직경의 3~5배로 보통 4배를 적용합니다. 뿌리의 분포, 2차근의 발생 여부, 심근성, 천근성, 조밀도, 토양의 상태, 숲의 구조 등을 조사하여 적절한 크기로 결정해야합니다. 분의 깊이는 측근의 밀도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부분까지 실시하며, 땅을 파게 되는 부분의 넓이는 작업상 옮겨 심는 경우보다 크게 작업합니다.

뿌리돌림의 방법

뿌리돌림의 작업 방법은 굴취 작업과 유사합니다. 뿌리를 절단하거나 껍질을 벗겨내어 세근의 발달을 유도하는 것으로 수목의 이식력을 고려하여 일시에 실시하거나 2~4등분하여 연차적으로 합니다. 뿌리돌림의 방법은 2가지로 나뉩니다. 구굴식은 나무 주위를 도랑의 형태로 파내려가 노출되는 뿌리를 전달한 후 흙을 덮는 방법입니다. 단근식은 표토를 약간 긁어내어 뿌리가 노출되면 삽이나 톱 등을 땅속에 삽입하여 곁뿌리를 잘라내는 방법으로 비교적 작은 나무에 실시합니다.

뿌리돌림의 순서

먼저 결정된 분의 크기보다 약간 넓게 수직으로 땅을 굴삭합니다. 가는 뿌리는 분의 바깥 쪽에서 자르고 굵은 뿌리는 존치합니다. 적당한 깊이가 되면 도복 방지를 위해 굵은 뿌리 3~4개만 15cm 정도의 넓이로 환상박피 후 남겨두고 나머지 굵은 뿌리도 절단합니다. 절단 및 박피 후 분을 새끼줄로 강하게 감은 다음 분 밑의 잔뿌리도 절단합니다. 흙의 되메우기는 토식으로 하며 물의 주입을 절대적으로 금지합니다. 그다음 뿌리와 가지의 균형을 위해 정지와 전정을 실시합니다. 낙엽수는 3분의 1을, 상록활엽수는 3분의 2 정도를 가지치기 합니다.

수목의 굴취

굴취란 이식하기 위하여 수목을 캐내는 작업으로 분의 크기를 결정하고 분뜨기 및 뿌리감기를 실시하는 작업입니다. 굴취할 때는 필요한 상황에 따라 먼저 가지를 정리합니다. 증산 억제 및 운반의 용이성을 위해 수형이 망가지지 않는 범위에서 지엽을 정지, 전정합니다. 운반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가지를 새끼 등으로 결박해야 합니다.

수목의 굴취법은 총 5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뿌리감기굴취법은 굴취 2~3일 전 충분히 관수하고 4~5m 이상의 수목에 가지주를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굴취선이 결정된 후 도랑 모양으로 작업이 가능한 폭만큼 파내려가 새끼, 녹화끈, 밴드, 녹화마대, 가마니, 철사 등으로 고정하는 법입니다. 나근굴취법은 유목이나 이식이 용이한 수목의 이식 시 뿌리분을 만들지 않고 흙을 털어 굴취합니다. 대체로 철쭉류, 사철나무, 회양목, 버드나무, 포플러, 버즘나무 등에 쓰입니다. 등나무, 담쟁이덩굴, 모란, 감귤류 등에 사용되는 추적굴취법은 흙을 파헤쳐 뿌리의 끝부분을 추척해가면서 굴취하는 것입니다. 네번째로 동토법은 겨울철 기온이 낮고 동결심도가 깊은 지방에서 완전 휴면기의 낙엽수 주위에 도랑을 파서 방치하여 분을 동결시키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취법은 뿌리분에 새끼를 감는 대신 상자를 이용하여 굴취하는 방법입니다.

수목의 운반

뿌리분이 작고 이동 위치가 비교적 가까운 경우 인력으로 운반합니다. 운반에 필요한 반입로가 확보된 경우에는 크레인차, 트럭을 이용해 기계 운반을 시행합니다. 수목을 상, 하차할 때는 인력이 운반하거나 대형목인 경우에는 체인블록, 크레인 등의 중기를 사용합니다. 굴취한 순서대로 운반하며 차량의 용량에 따라 적정 수량만을 적재합니다.

수목을 운반할 때는 운반 전에 뿌리의 절단면을 예리한 칼로 매끄럽게 마감하고 뿌리의 절단면이 클 경우에는 콜타르 등을 발라 건조를 방지함으로써 수목을 보호합니다. 세근이 절단되지 않도록 하고 수목의 충격을 주의하고, 식재지까지 운반 경로를 사전에 충분히 조사합니다. 비포장도로로 운반할 때에는 뿌리분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수피손상방지용 새끼, 가마니, 짚 등의 완충재를 사용합니다.

가지는 비교적 큰 가지가 상차와 운반에 지장을 줄 경우 가지치기를 하며 봄철에는 가지가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더욱 주의합니다. 가지는 원줄기를 중심으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간편하게 결박하는데, 굵은 가지나 강하게 뻗어있는 가지, 부러지기 쉬운 가지 등은 새끼줄을 약 3cm 정도 감아서 수간 쪽으로 당겨 묶습니다. 수목이나 뿌리분을 젖은 거적과 시트로 덮어 수분 증발을 최대한 방지합니다. 굴취에서 이식에 이르는 시간을 짧을수록 좋습니다. 뿌리분이 깨지거나 마르지 않도록 뿌리분의 보토를 철저히 하고 이중 적재는 금지합니다.

수목의 식재

수목은 우선 사질양토나 배수가 잘되고 배수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장소에 가식합니다. 식재구덩이는 뿌리분 크기의 1.5배 이상의 크기로 파며 표토와 심토를 구분하여 적치합니다. 구덩이를 판 후 불순물을 제거하고 양질의 토양을 넣고 고르기를 시행합니다. 수목의 방향이나 경사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바닥면의 중앙을 약간 높이고 입지 조건을 고려하여 깊이를 결정합니다.

식재구덩이를 마련하여 있으면 수목을 세운 후 잘게 부순 양질의 토양을 넣고 잘 정돈시킵니다. 이식 전의 방향과 동일한 방향으로 식재해야 합니다. 흙을 넣은 후 몇 차례 물을 부어가면서 진흙처럼 만들어 뿌리 사이에 흙이 잘 밀착되도록 막대기나 삽으로 기포를 제거하여 심습니다. 이것을 죽쑤기라고 하며 일반낙엽수나 상록활엽수 등 대부분의 수목에 실시해야 하는 식재의 필수 단계입니다. 이후 수식이나 토식 모두 근원직경 5~6배의 원형, 높이 10~20cm의 턱으로 물받이를 만들어 사용하며 경사지의 경우에는 투수판이나 유공관을 구비합니다.

수목의 식재 후 조치

식재 후에는 지주 세우기, 수간감기, 수목보호판 설치, 멀칭, 그리고 시비 등을 실시합니다. 먼저 지주는 소정의 규격을 갖춘 것을 사용하며 풍향, 지형 및 지반의 관계를 고려하여 튼튼하게 설치합니다. 목재의 경우 내구성이 강한 것이나 방부 처리한 것을 사용하고 수목의 접촉 부위는 마대나 고무를 사용하여 수피 손상을 방지합니다. 또한 지주의 아랫부분을 10~20cm 정도 묻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합니다. 지주는 수목의 높이와 식재하는 장소에 따라 단각지주, 이각지주, 삼발이지주, 삼각지주, 사각지주, 연계형 지주, 당김줄형 지주, 매몰형 지주 등을 다르게 사용합니다.

지주를 세운 후 하절기 일사 및 동절기의 동해 등으로부터 수간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줄기감기를 시행합니다. 수간감기란 생육기능이 약해진 이식수목의 수피에 대한 양생작업입니다. 새끼, 황마테이프, 마직포, 종이, 가마니, 짚 등을 사용하여 지표로부터 주간을 따라 감는 작업입니다. 수고의 60% 정도를 피복하고 새끼는 감은 후 진흙을 바릅니다. 수간감기는 수목의 상태나 식재 시기를 고려하여 수피가 얇은 수목에 실시하고 증산 억제를 목적으로 합니다. 특히 수피가 갈라져 관수나 멀칭만으로 증산 억제가 어려운 수목인 소나무에 많이 시행합니다. 쇠약한 상태의 수목, 잔뿌리가 적은 수목, 부적기 이식 수목, 병충해 방지가 필요한 수목, 이식 시 분이 깨진 경우의 수목, 그리고 뿌리돌림을 하지 않은 자연 상태의 수목 등 보호가 필요한 수목들이 수간감기의 주요 대상입니다.

이후 토양 경화방지나 우수유입 확보 등 토양환경을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고 보행 공간 확보를 위해 수목보호판을 설치합니다. 여름에는 수분증발 억제, 겨울에는 보온 효과로 뿌리 보호를 하기 위해 멀칭을 진행합니다. 멀칭은 수목의 보호를 위하여 수목 주변에 볏짚이나 낙엽, 깎은 풀, 톱밥 등의 피복재를 까는 작업으로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가능한 자연 친화적 재료를 사용하는 작업입니다. 이는 잡초의 발생을 줄이고 근원부를 답압으로부터 보호합니다. 더불어 비료의 분해를 느리게 하고 표토의 지온을 높여 뿌리의 발육을 촉진하는 역할도 합니다.

식재 후 마지막으로 시비량을 결정합니다. 현장의 토양 조건을 분석하고 토양 중에 있는 유기질량과 비료의 유기질량을 비교하여 결정합니다. 만약 토양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 식재했을 경우에는 식재 후 유기질 비료를 1~2kg 정도 시비하고, 유기질 비료 외에 복합비료로 질소, 인산, 칼륨을 각각 6g씩 추가합니다.

공사 현장에서 수목의 이식 경험

실제로 공사를 진행하다보면 수목을 이식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는 공원을 조성하다보니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 소나무를 이식해야만 했습니다. 크기가 엄청 크지 않고 가까운 곳에 이식을 하면 되다보니 공사 현장의 인부들께서 이식을 함께 도와주셨어요. 나무를 여러 명이서 천천히 들어올려 빛의 방향까지 고려해 나무를 옆에 다시 심었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새로 옮긴 자리에서 나무가 충분히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몇 번이고 점검했습니다. 공사 이후 유지 관리를 위해 들릴 때마다 나무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수목의 이식이 불가피한 경우도 많기에 최대한 수목이 다치지 않는 것이 수목의 이식에서 가장 큰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위치를 변경하면서 훼손되고 손상되는 것이 자연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이식을 해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러한 이식 과정과 뿌리돌림, 그리고 직접 겪은 저의 경험을 참고하셔서 무사히 이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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